검색
흔적
2008년,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프리랜서로 독립하기란 쉽지 않았다. 목사님께서는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우며 그림을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곳이 CLC라는 기독교 출판사였다. 업계에서는 출판디자인의 사관학교라 불리던 곳이었지만, 유명한 회사도 아니었고 근무 환경도 매우 열악했다. 그래서 속으로는 ‘딱 한 달만 다니고 그만두자’ 생각하며 입사했다. 그런데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 북디자인은 너무나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결국 나는 그곳에서 1년 반 동안 일하며 100권이 넘는 책을 만들었다.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퇴근 후에도 피곤한 줄 모르고 출판협회에서 진행하는 북디자인 수업을 들으러 갔다. 저녁마다 3시간씩 수업을 들으며 책 만드는 법을 배웠다. 책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글자들은 단순히 배치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원고지의 질서 위에 세워진 세계다. 기준은 한 글자의 크기다. 글자와 글자 사이의
박인미
5월 19일
<흔들리지 않는 나라>
불과 6-7년전, 아이패드와 프로크리에이트앱-애플 펜슬로 그림을 그리는 앱-이 나왔을 땐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쉽게 수정할 수 있는 이 조합을 찾았다(클라이언트들은 정말 많은 수정을 요구한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진짜 원조가 누구인지도 모를만큼 비슷한 그림을 낳았다.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빨리 유명해지지 않으면 그 사람의 스타일은 이미 도둑질맞고 말았다. 최근에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다음 세대 만들기>라는 책작업의 표지로 아이들 그림을 의뢰하셨다. 나는 아이들을 그리는 그림은 평소 내 스타일과 잘 맞지 않아 AI에게 레퍼런스 그림을 주고 프로프트만 입력했다. 그랬더니 3-4번의 수정 끝에 완벽하게 나온다. 편하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그림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궁극적목표는 아니지만) 영국까지 다녀온 나에게 AI라는 존재는 위기인가 기회인가 돌아보게 된다. AI시대에 있어서 그림은 필요할까? 최근 어린 세대들이 고전
박인미
5월 1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