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캠프 아웃리치의 은혜
이번에도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님들의 사랑 가운데 주말캠프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중심으로 트래킹을 했습니다. 인월-금계구간이 약 24km, 칠선계곡 비선담까지 왕복 약 8km, 총 32km를 걸었습니다. 어른인 저도 고단하다 느꼈으니 1학년 아이들은 당연히 힘들었을텐데 잠깐 멘탈이 흔들릴 때를 제외하고는 잘 걸었습니다. 사실 지난 주는 비가 예보되어 있어 스콜도 대비했었는데 감사하게도 걷는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그늘, 바람, 밤사이 내린 비로 인해 한층 내려간 온도까지 무더운 여름 중 적절한 날씨가 참 감사했습니다.
돌아오면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감사한 이유는 힘들지 않거나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32km를 걷는 중 한 걸음도 거저 내딛은 걸음은 없었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뜨거운 햇살 속에서, 숨이 가쁜 오르막에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나의 힘과 의지로 걸었습니다. 쉬면서 아이들을 보면 비오듯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원망하거나 침울해 하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힘든 건 사실대로 힘들었는데 은혜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인도하신다는 믿음이었습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신앙으로 산다고 아프지 않거나 실패를 하지 않거나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거나 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가는 주말캠프라고 해서 덥지 않거나, 다리가 아프지 않거나, 걷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거나 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보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우리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절해주시는 섬세한 손길이 있습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영이 살아 있습니다. 영이 죽으면 하나님의 신성과 영원하신 능력을 보고도 감사하거나 하나님을 기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의식을 하든 하지 못하든 ‘고의적 선택’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유대인들처럼 율법이 없다면 양심에 있는 율법이 증거합니다. 내 힘으로 살려는 자기 중심성 때문에 마음이 굳어져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찬양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이 살아 있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주말캠프 아웃리치를 통해서 주시는 은혜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트래킹을 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만일 이것만 있다면 취미생활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안전과 목표한 곳에 당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는 중에 보이지 않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빠짐없이 간섭하시며 도우심을 깨닫습니다. 우리를 가끔 미혹하는 다른 복음, 비단길이 깔리거나 5시간 걸릴 길이 5분에 끝나거나 땀이 나지 않도록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한 여름, 덥고 습한 낮에 재를 넘고 골짜기를 건너는 일은 믿음으로 하는 사람이나 그냥 걷는 사람이 똑같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에게 그 시간은 하나님을 깨닫고 알게 되는 영원한 가치가 됩니다. 구원받은 영의 사람은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이 가치를 발견합니다.
비선담을 보고 내려오니 낮 1시가 넘었습니다. 해는 머리 위에서 작렬하고 있었고 3일간 누적된 탓인지 발걸음은 무거웠습니다. 내려 오는 길에 매점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줘야겠다 생각하는 중에 평상에 앉아 수박을 드시던 할아버지께서 아이들을 보자마자 냉장고에서 수박 두통을 꺼내서 썰어 내주셨습니다. 정말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할아버지는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그 할아버지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셔서 우리에게 이렇게 축복해주시니 돈 주고 먹는 수박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믿음의 인생이란 내가 기도하고 선택하니 성공하고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할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모든 상황을 통해서 하나님을 보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일을 경험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입니다. 제가 하는 목회란 기왕 하는 것이라면 잘 준비하고 계획하고 최선을 다해서 안전하게 트래킹을 완주하듯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일들을 성실하게 잘 감당하면서 이와 같은 은혜를 누리자는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을 자기 중심적으로 적용하여 목사님이 시키는 대로 하면, 믿음으로 하면 잘 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여름 아웃리치를 위해서 staff으로 섬기신 어머니들은 정말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제게 크게 혼나기도 하면서 상심이 컸을 것입니다. 우리가 잠깐 방심하고 긴장이 풀어지면 아이들은 금새 사고가 나기 때문입니다. 믿음으로 하는 것이 순수한 낙관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 안에서 최선을 끌어냅니다.(opimize)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맞는 은혜를 부어주십니다.(customize)
주말캠프 아웃리치를 시작하시고 완성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