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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일기

  • 엄태우 목사
  • 2월 15일
  • 1분 분량

시간이 지나면 알던 것도 흐려져 확인해보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은 일들이 많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들이 어렴풋 기억하지만 중학교1학년 담임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성함은 졸업앨범에 있겠지만 선생님께서 가르치신 과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음악선생님이셨고 중학교 1학년 때 실기시험이 무엇이었는지도 생각납니다. 이제 와서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이유는 바로 ‘음악’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여름방학 때 담임선생님의 직권으로 ‘음악일기’를 쓰라고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음악이라곤 교회 찬양과 성가대 그리고 가요톱텐이 전부였습니다. 음악일기는 FM93.1의 오전 10-12시의 방송을 듣고 무슨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왔는지와 들은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무슨 음악이 나왔는지, 무얼 듣고 무슨 감동을 받았는지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만 ‘클래식도 좋은 음악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받은 인상은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중학교 입학 선물로 cd플레이어와 테이프 그리고 라디오가 모두 되는 카세트라고 하기에는 제법 스피커가 큰 오디오플레이어를 사주셨습니다. 거기에는 기념품으로 멘델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이 담긴 CD가 같이 왔습니다. 중학교 내내 즐겨 듣게 된 음악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버스 종점 근처에 레코드 가게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종종 악보를 사곤 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비탈리의 샤콘느를 연주한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앨범을 샀습니다. 대학 때까지 늘어지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 명작이라 비탈리가 누구고 샤콘느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좋아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니 교회음악과가 있었습니다. 일반대학의 음대와 같습니다. 연말이면 졸업연주회를 하는데 대학 예배실에서 하다보니 날짜와 시간만 맞춰가면 무료로 멋진 오케스트라와 100명 정도가 되는 합창단원이 어우러지는 콘서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은근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포스터가 게시판에 붙여지면 유심히 봤습니다. 


한번은 우연히 신문을 보니 모 은행에서 추첨을 해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공연의 초대권을 준다는 광고를 봤습니다. 오페라는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 지라 호기심으르 지원했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첨이 되어 오페라 공연을 처음보고 큰 감동을 받아 행복했습니다.


아직도 음악에 대해 깊은 이해와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로크 음악의 바흐, 고전음악의 전기에 모차르트, 후기에서 낭만으로 넘어가는 베토벤, 심포니가 교향곡이고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악장은 소나타로 시작하며, 녹턴은 야상곡인데 왜 녹턴을 야상곡이란 말로 번역했을까… 조성진과 임윤찬의 연주는 무엇이 다른지 알지 못하며 내가 보기에는 둘 다 잘 하는데 왜 어떤이는 임윤찬의 연주는 충격에 가까운 감흥을 준다고 하는지…


문외한에 가까운 나이지만 클래식과의 만남은 제게 선물과 같은 은혜인 것은 확실합니다. 연주를 하는 것도, 공연을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그것은 아무 것도 없는 여백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것처럼 지금까지 제 삶에서 감사하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그 음악 일기가 감사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음악 일기를 검사하셨는지, 읽으시면서 무슨 교훈을 주셨는지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다만 그렇게 듣고 일기를 쓰라고 명령하신 것 자체가 제게 많은 변화를 주었고 그로부터 많은 선물과 같은 일들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을 돌아보니 살면서 하나님의 섭리 하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사소한 일이란 있을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어떤 지인이 인생에서 만남이 자신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잘 만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길래 우리가 가지는 모든 만남은 예수님과의 만남인 걸 아느냐고 되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만남이 예수 그리스도이기에 우리는 좋은 만남만을 찾는 인생에서 모든 만남을 좋은 만남으로 소화할수 있는 영생을 가지게 됩니다. 심지어 원수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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