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믿음
- 김명준
- 3월 2일
- 2분 분량
로마서 1: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어렸을 때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하나님도 계시고 예수님도 계신다는 것을 뚜렷한 이유 없이 믿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님이 어디 있어? 봤어? 성경에 있는 거 다 거짓이야”라고 말할 때, 제대로 반박하지는 못해서 마음이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창조론에 대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관점이 있었다니.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많은 반발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처음으로 “성경은 다 거짓이야”라는 말에 어느 정도 답할 수 있는 무기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하나의 이론이었고, 누군가 반박하면 선뜻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팟캐스트에서 Stephen Meyer 박사의 미세조정(fine-tuning) 이론을 듣게 되었고,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우주의 물리 상수들이 생명이 존재하기에 적합하도록 매우 정밀하게 맞춰져 있으며, 이것이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에 지적인 설계자(intelligent designer)의 존재를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DNA가 디지털 코드와 같은 고도로 지정된 정보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의 기원에도 지적인 원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의 존재가 단순한 우연의 산물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 하버드 대학의 왕밍(Wang Ming) 박사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원래 무신론자였던 그는 인간의 눈을 연구하면서 그 복잡한 구조와, 수많은 세포가 정확히 연결되어야 시각이 형성된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동차에도 설계자가 있는데, 그보다 훨씬 정교한 인간의 눈은 어떻겠느냐는 지도교수의 말을 계기로 시야가 넓어졌고, 결국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다는 간증이었습니다.
또 Cliffe Knechtle 목사님은 대학 캠퍼스를 다니며 학생들과 하나님과 기독교에 대해 토론하고 복음을 전하는 분인데, 그분은 성경이 단순한 종교 서적이 아니라 역사 문서로서도 신뢰성을 가진다고 주장합니다. 방대한 신약 사본의 수와 높은 일치도, 그리고 복음서가 기록될 당시 살아 있던 목격자들의 존재 등을 근거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내용들을 접하면서 제 신앙에 논리적 근거가 생긴 것 같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을 무기를 얻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뭔가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지식들이 유익할 수는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결국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베소서 2:8–9
“너희가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지식이 없을 때도, 또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도, 제가 예수님을 믿을 수 있었던 이유는 주님께서 은혜로 저를 붙잡아 주셨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이러한 지식과 정보도 유익하지만, 이미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셨는데도 무의식 중에 증거만을 요구하는 ‘악하고 음란한 세대’의 모습이 제 안에도 있었음을 회개합니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 그분을 죽음으로 내몬 지식이 많은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옷자락만 만져도 병이 나을 것을 믿었던 여인과, 말씀만 하셔도 이루어질 것을 믿었던 로마 백부장처럼, 바다를 잠깐이라도 걸었던 베드로처럼,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