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과 있는 것
- 박인미
- 5월 26일
- 1분 분량
최근 생각지도 못했던 담낭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다. 담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나에게, 그것은 참 낯선 장기였다. 담낭은 간 아래에 붙어 있으며,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해 두었다가 기름진 음식이 들어올 때 지방을 분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돌이켜보면 작년 말부터 2~3개월에 한 번씩 통증이 찾아왔지만, 단순한 위경련인 줄 알고 참고 넘겼다. 그러다 결국 원인을 알게 되었다.
흔히들 하나님께서는 인체의 어떤 부분도 필요 없이 만드시지 않으셨기에, 몸에 쓸모없는 장기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담낭이 없어도 괜찮을까?”, “후유증이 심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수술을 피하고 싶어 세 군데 병원을 찾아갔지만, 모두 담낭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더 큰 질병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담낭이 없어도 처음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장기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몸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게 된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내 영혼에도 많은 수술을 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아프다고 소리쳤지만, 영적인 외과 수술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가장 적절한 때에 드러내시고, 깔끔하게 잘라내심으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하셨다.
걱정했던것보다 오히려 수술을 하고 나니 음식을 먹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 이제야 왜 그동안 자주 아팠는지 이해가 되었다. 담낭이나 나의 영혼의 불필요한 것들 모두, 할 일이 많은 이 땅에서 주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시려고 먼저 선제적으로 떼어내신 것임을 믿는다. 예수님께 붙어 있어 주렁주렁 열매 맺는,백 배의 결실을 맺는 아름다운 포도나무가 되기를 소망한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요한복음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