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요21:17...”
올해 2월 말쯤 주캠 3학년들과 함께 설악산 중청쯤 왔을 때였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이 오는 바람에 신발도 양말도 다 젖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체하기까지 했었다. 등산 이래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얼마큼 더 걸어야 대피소가 나올까.... 점점 눈은 감기고 한걸음 디딜 때마다 내 발은 통나무를 드는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예전 보다 못한 컨디션에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지던 찰나 문뜩 머릿 속에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앞으로 이 험한 산을 몇 번이나 더 올 수 있을까... ?’
그렇게 반 감은 눈과 피곤한 몸둥이를 이끌고 눈보라 속을 걸을 때 주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설경은 주님 내게 주시는 겨울편지와도 같았다.
“유연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세요~ 당연한 걸요.”
“유연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말씀하세요 주님,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유연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내 대답은 당연한데 주님은 베드로처럼 내게 3번이나 물으셨다. 그리고 마지막 물어보실 때 나는 그 질문이 비로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 질문은 마치 영적 번역기를 돌려 동시통역으로 내 머리와 마음속에 들어왔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의 질문은 “유연아, 너 주말캠프 할 수 있지?”라는 물음이었다.
”네, 주님 당연하죠~ 제가 주말캠프를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지금도 이렇게 아이들이랑 산에 있잖아요~ 스텝으로 섬기는 것 같지만 반대로 아이들을 통해 제가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데요! 불러 주신 것만으로 감사합니다“ 나의 마음은 진실하고 태도도 분명한데 왜 자꾸 물어보실까.... 계속 질문을 받을수록 마음이 무거웠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러실까?...
“유연아, 너 주말캠프 할 수 있지?”
“.........”
(‘유연아, 네 자녀들이 주말캠프에 없어도 너 다른 아이들을 네 자녀처럼 여기면서 할 수 있지? 저 북한의 이름 모를 아이들을 위해서도 주말캠프 할 수 있지?’)
칼바람 사이로 내 양볼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뭐라고 나를 이토록 사랑하시나... 내가 그럴 자격이나 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나를 사랑한다 하시며 함께 하자고 하시니 내 마음은 러브레터를 받은 사춘기 소녀처럼 벅차올랐다. 그리고 지금 다시 수줍게 고백해 본다.
“주님,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